아이의 사진과 유품, 어떻게 간직하면 좋을까
아이를 보내고 나서 가장 먼저 고민이 되는 것 중 하나가 물건들입니다. 밥그릇, 리드줄, 좋아하던 인형, 자주 누워 있던 방석. 이것들을 치워야 빨리 잊히고 편해진다는 말도 들리고, 그대로 두는 것이 아이를 기억하는 방법이라는 말도 들립니다. 어느 쪽이 맞는 걸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자신에게 맞는 방법이 있고, 그것을 찾아가는 데 약간의 힌트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유품을 '언제' 정리할지에 대해
"빨리 치우는 것이 좋다"는 조언은 대개 선의에서 나옵니다. 물건이 계속 눈에 보이면 슬픔이 지속된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사람마다 다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아이의 물건이 남아 있는 것이 그 공간에 아이가 여전히 있는 것 같아 위안이 됩니다. 반면 어떤 사람에게는 그 물건들이 자꾸 상실을 직면하게 해서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것은, 아이를 보낸 직후 2주 이내에 서두르지 않는 것입니다.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물건을 버려버리면 나중에 후회가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소한 한 달 정도 여유를 두고, 마음이 조금 자리를 잡았을 때 천천히 결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유품을 어떻게 간직할까
버린다는 선택지 외에도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 추모 상자: 아이와 관련된 작은 물건들 — 목줄, 발자국이 찍힌 카드, 좋아하던 장난감 하나 — 을 작은 상자에 넣어 보관합니다. 꺼내보고 싶을 때 꺼내볼 수 있고, 평소엔 시야에 들어오지 않아도 됩니다.
- 수목장 또는 반려동물 전용 묘지: 화장 후 유골을 나무 아래 모시거나, 반려동물 전용 납골당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찾아갈 수 있는 '장소'가 생긴다는 것이 심리적으로 도움이 되는 분들이 많습니다.
- 털이나 발바닥 인상 보관: 아이의 털을 소량 보관하거나, 생전에 찍어둔 발바닥 인상을 액자에 담아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를 활용한 추모 소품을 제작해주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진을 어떻게 정리하고 간직할까
사진은 유품과 조금 다릅니다. 물건은 공간을 차지하지만, 사진은 마음속에 자리를 잡습니다. 아이의 사진을 어떻게 다루느냐는 꽤 개인적인 선택입니다.
몇 가지 방법을 나눠보면 이렇습니다. 스마트폰 갤러리에 흩어진 사진들을 한 앨범에 정리해두면, 불쑥 보고 싶을 때 찾기 쉽고, 불시에 사진이 튀어나와 놀라는 일도 줄어듭니다. 포토북 서비스를 이용해 실물 앨범을 만들어두는 것도 오래 간직하기 좋은 방법입니다.
사진을 정리하는 일 자체가 슬프고 힘들다면, 지금 당장 하지 않아도 됩니다. 준비됐을 때 해도 충분합니다.
죄책감 없이 간직하는 것에 대해
유품을 오래 두거나, 사진을 자주 꺼내본다는 것이 '슬픔을 붙잡고 있는 것'이라고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추모하는 것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을 오래 간직하는 것이 그 사람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아니듯, 아이의 사진을 책상에 두는 것이 슬픔에 집착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억하는 것과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동시에 가능합니다. 아이에 대한 기록을 글로 남겨두는 것도, 그 추억을 오래도록 간직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